(MHN스포츠 과천, 권수연 기자) “달려! 달려!”, “야, 빨리빨리 달려라!”
대한민국 경마역사 최초로 서로 다른 G1 세 경주(코리아컵, 코리안더비, 그랑프리)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왕중왕’이 탄생했다.
‘위너스맨(수, 한국, 4세, 레이팅137, 승률 68.4%, 복승률 78.9%)’은 11일(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대상경주 ‘제40회 그랑프리(G1)'(2,300m, 서울8경주, 총상금 9억원, 우승상금 4억9천500만원)의 대미를 장식한 주인공의 영예를 안았다.
한 해 왕중왕을 가리는 클라이막스 경주답게 부산-경남, 서울에서 올해의 내로라하는 대회를 휩쓸었던 에이스 경주마 16마리가 이 날 경주에 모습을 드러냈다.
해가 넘어가는 오후 4시 20분 경, 경마 챔피언전을 보기 위한 관중들로 관중석은 새까만 머리로 꽉 찼다.
이 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라온더파이터(수, 한국, 4세, 레이팅137, 승률 80%, 복승률 100%)와 더불어 유일한 암말인 ‘라온퍼스트(암, 한국, 5세, 레이팅128, 승률 57.1%, 복승률 61.9%)’로 경마팬과 경마 전문지 예상 순위표에 나란히 1, 2위로 이름을 올렸다.
서승운 기수가 탄 ‘위너스맨’은 예상순위 3순위에 올라있었다. 올해를 휩쓴 스타 경주마지만 집안 싸움을 예고한 ‘라온남매’의 위상이 상당히 높았다.
‘위너스맨’은 장거리 대표마를 뽑는 스테이어 시리즈를 휩쓸고 코리아컵, 코리안더비 챔피언까지 G1경주를 두 번이나 제패했다.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한국경마 최초로 서로 다른 G1 세 경주 3관왕을 차지하는 상황. 지난 달 열린 대통령배에서는 ‘라온퍼스트’에게 아쉽게 밀려 3위를 차지하며 해당 타이틀을 그랑프리로 미뤄놓은 상태였다.
뒤떨어지는 우승후보는 아니었지만 ‘라온더파이터’와 ‘라온퍼스트’의 장벽이 상당히 높았다. 게이트가 열리자 극초반 선두는 ‘라온즈’가 다투기 시작했다.
아웃라인을 타고 ‘마하타이탄(수, 한국, 4세, 레이팅112)’이 바싹 추격했다. 초반은 선두권을 빼고 중위에서 치고받는 접전이 빽빽했다. ‘위너스맨’은 3, 4번째에서 힘을 아끼며 심장의고동(수, 한국, 6세, 레이팅130, 승률 33.3%, 복승률 46.7%)과 접전을 벌였다.
‘위너스맨’은 ‘심장의고동’을 제치고 3위까지 올라섰다. 4코너 구간에 접어들자 양상은 ‘라온더파이터’와 ‘위너스맨’의 선두대결로 그려졌다. 거리는 고작 1마신(馬身)차.경마사이트
안간힘을 짜낸 ‘라온퍼스트’가 그 뒤를 바싹 따랐지만 기적의 추월은 없었다.
결승까지 100m 지점을 넘어서자 ‘위너스맨은’ 직선주로에서 선행으로 앞서가던 ‘라온더파이터’를 빠르게 젖히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서승운 기수와 ‘위너스맨’을 부르는 관중들의 환호성이 경마장을 가득 덮었다. 야구장의 환호를 방불케하는 고성이었다.
“잘했어, 잘 달렸어”
간발의 차로 2위를 차지한 ‘라온더파이터’의 문세영 기수는 섭섭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치열하게 달린 말을 두드리며 격려를 건넸다. 달리느라 맥이 빠진 말들이 출구를 향해 털레털레 오갔다.
그랑프리 챔피언을 차지한 서승운 기수와 ‘위너스맨’은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주로를 왕복했다. “잘했어”, “서 기수, 나 엄청 팬이야” 서 기수가 손을 흔들때마다 나이 지긋한 팬들이 연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편, 이 날 제40회 그랑프리가 열린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약 2만7천448명의 인원이 방문했다. 우승상금은 4억9천500만원, 준우승상금은 1억9천800만원이다.